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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인간 안중근의 가장 치열했던 일주일, <하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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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 책 소개] 

 

 

 

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로 널리 알려진 소설가 김훈의 신작 장편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저자는 청년 시절부터 안중근의 짧고 강렬한 생애를 소설로 쓰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얼빈>은 김훈이 작가로 활동하는 내내 인생 과업으로 삼았을 만큼 특별한 작품이라고 하시네요. 기존에 안중근을 다룬 도서들은 위인의 일대기를 다루는 양식이었다면, 김훈의 하얼빈에서 다루는 안중근은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그 순간과 그 전후의 짧은 나날에 초점을 맞추어 극적 긴장감을 더했다고 합니다. 


저 또한 지난해 말에 개봉한 뮤지컬 영화 '영웅'을 보고 나와서 짧은 생애 큰 업적을 이루고 돌아가신 안중근의 일대기를 보면서 한참 동안 가슴이 먹먹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얼빈>을 통해 김훈 작가님 특유의 문장으로 기록된 안중근의 이야기를 만나니 뭔가 느낌이 달랐습니다. 영화에서 만났던 안중근은 첫 등장부터 웅장하게 등장해서 그런지 누구보다 애국심이 강하고, 담대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에 정말 말 그대도 시대의 영웅 같은 느낌이었다면, 김훈 작가의 하얼빈에서 만났던 안중근은 동일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우리의 주변의 인물 모습과 가까운 평범하기도 한, 어쩌면 인간스러운 면이 느껴지기까지해서 책을 읽는 내내 더욱 긴장감을 가지고 내용을 읽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김훈 작가님의 덤덤한 문체를 통해서 인물 간의 대화에서 조차 어느 정도 감정이 배제된 채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점도 좋았습니다.


이전 김훈 작가님의 <칼의 노래>를 읽을때는 전쟁에 참여중인 이순신 장군의 내면 심리를 잘 묘사해서 실제로 전쟁에 참여한 것 처럼 책을 읽는 내내 전쟁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강직함,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간절함과 떨림을 느끼게 했던 경험을 했었는데요, 이번 <하얼빈> 소설을 통해서는 거사를 앞둔 청년 안중근의 긴장감과 대의를 이루고자 하는 젊은이의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소설 안에서 '살인'이라는 죄에 임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대의와 윤리의 갈등을 겪는 부분, 신앙심과 인간이 지닌 증오심의 갈등이 복합적으로 전개되는 것도 소설을 읽는 내내 느껴지는 감정들을 풍부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건의 전개와 사건의 결말을 다루고 있는 책이지만 책 말미에는 안중근의 직계 가족들과 문중들이 겪었던 어려움들에 대해서도 나와있는데요, 독립 운동을 하던 많은 독립 유공자분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이야기를 보면서 다시 한번 감정이 숙연해지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얼빈 - 작가 소개]

안중근은 체포된 후 일본인 검찰관이 진행한 한 첫 신문에 자신의 직업이 '포수'라고 말했다. 기소된 후 재판정에서는 '무직'이라고 말했다. 안중근의 동지이며 공범인 우덕순의 직업이 '담배팔이'라고 일관되게 말했다. 포수, 무직, 담배팔이, 이 세 단어의 순수성이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등대처럼 나를 인도해 주었다. 이 세 단어는 생명의 육질로 살아있었고, 세상의 그 어떤 위력에도 기대고 있지 않다. 이것은 청춘의 언어였다. - 작가의 말 중에서

 

1948년 서울 출생으로 장편소설 <칼의 노래>, <달 너머로 달리는 말>, 소설집 <저만치 혼자서>, 산문집 <연필로 쓰기>등을 출간하였습니다. 여전히 원고지에 육필로 원고를 쓰는 작가로도 유명한 기자 출신인 저자는 인간의 희노애락을 다루는 소설에서 감정을 생략하고 간단명료한 문장만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독보적인 스타일로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얼빈 - 인상 깊었던 내용]

 

이토를 죽여야 한다면, 그 죽임의 목적은 살에 있지 않고, 이토의 작동을 멈추게 하려는 까닭을 말하려는 것에 있는데 살하지 않고 말을 한다면 세상은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고, 세상에 들리게 말을 하려면 살하고 나서 말하는 수밖에 없을 터인데, 말은 혼자서 주절거리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대고 알아들으라고 하는 것일진대, 그렇게 살하고 나서 말했다 해서 말하려는 바가 이토의 세상에 들릴 것인지는 알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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